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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정판 스니커즈를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신고 다니지?’

화려한 컬러웨이를 뽐내는 신발부터 듣도 보도 못한 쉐입, 난해한 그래피티 디테일, 심지어는 신발에 비닐(!)을 감고 나오는 괴상망측함까지. 몇십, 몇백을 호가하는 리셀가는 둘째치고, 그 값을 지불할 돈이 있어도 고민을 하게 만드는 신발들이 많다. 사진으로만 보면 떠오르는 코디가 없으니 답답한 것이다.
물론 그런 과한 코디를 가볍게 소화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패셔니스타라고 부른다. 막연했던 코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구현하는 멋진 스타들.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은 지드래곤(GD), 송민호(MINO), 제니 정도가 있다. 사람마다 떠오르는 스타들은 다르겠지만, 이 세 명이 패셔니스타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신기 어려울 것만 같은 신발들도 이들의 코디 안에서는 멋지게 빛이 난다. 그들의 코디는 우리에게 훌륭한 참고서가 되어 멋진 코디네이팅을 도와준다.
하지만 몇몇은 반론한다. 저 사람들의 코디는 타고난 센스와 소화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 아니냐,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저런 스타들은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어떻게 일상생활 속에서 한정판 스니커즈를 이용해 코디를 완성시킬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이 될 코디들을 모아보았다. 우리에게 친숙한 TV 속 사람들의 코디를 참고해서 데일리룩을 조금 더 스타일리시하게 꾸며보자.
한국의 크리스 브라운, 오빠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모든 것을 가진 남자, 그의 이름은 비, 정지훈이다. 최근에 유재석이 진행하는 예능, ‘놀면 뭐하니’에 이효리와 같이 출연하여 삼인조 혼성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로 활동하며 변함없는 실력을 뽐냈다.

그가 신고 있는 신발은 나이키 SB 덩크 로우 트래비스 스캇으로, 현시점에서 제일 유명한 래퍼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트래비스 스캇과 나이키의 콜라보 제품이다.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반다나 그래픽과 거친 끈의 질감을 포인트로서 활용한 코디라고 할 수 있다. 로고 프린팅 티셔츠와 와이드한 핏의 브라운 팬츠의 조합은 무난한 코디이지만, 포인트가 확실한 스니커즈를 신으며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코디를 특별하게 만든 것이다.

비는 스니커즈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그의 다른 착장을 살펴보자.
이 사진에서 흰색 셔츠, 검은색 자켓, 카고 바지를 입으며 댄디하고 힙한 스타일링을 연출했다. 이 착장에 디올과 에어 조던이 합작한 스니커즈를 신으며 럭셔리한 매력까지 뽐냈다.
흔히 조던 1 시리즈는 스트릿한 무드에 잘 어울리는 스니커즈라고 하지만, 이렇게 캐주얼한 룩에도 잘 어울리는 스니커즈이다.

두 가지 착장에서 볼 수 있듯, 한정판 스니커즈는 무난하고 밋밋해보일 수 있는 룩에 멋진 포인트를 더해줄 수 있는 좋은 마침표가 되어준다.
춤이면 춤, 그림이면 그림, 노래면 노래, 빠지는 곳 없이 최고인 영탁은 이번 해에 방영한 ‘내일은 미스터 트롯’에서 선(善)을 차지하며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다. 트로트계의 아이돌로 급부상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영탁은 한정판 스니커즈 덕후로도 유명하다.
영탁은 두 룩 모두 나이키 마스야드 2.0으로 룩을 마무리하고 있다. 나이키 마스야드 2.0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톰 삭스와 나이키의 콜라보로 만들어졌으며, '화성에서도 신을 수 있는 신발' 이 모티브이다.
마스야드 2.0은 무대 의상같이 화려한 룩에도 화룡점정의 역할을 하고 오른쪽의 일상적인 코디에도 스포티함을 더해주고 있다. 독특한 쉐입으로 코디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참고해보라. 특별한 코디에도, 평범한 코디에도 큰 포인트가 되어준다.
영원한 소년, 무한도전의 정신적 지주, 박명수도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스니커헤드 중 한 명이다. 스트릿한 무드와 깔끔할 룩을 가리지 않고 입는 그의 코디 끝에는 항상 한정판 스니커즈가 있다.
위의 세 가지 코디 모두 스니커즈가 전체적인 룩의 느낌과 어우러져 과하지 않은 포인트로 심심하지 않게 해준다. 이렇게 각각의 스니커즈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을 이해하고 룩에 맞는 신발을 고를 수 있다면 한정판 스니커즈도 더는 매치하기 어려운 신발이 아닐 것이다.
2018년과 2019년, 웹드라마 ‘에이틴’에 출연해 ‘김하나’ 역을 맡으며 수많은 팬들을 끌어모은 에이프릴의 나은도 역시 한정판 스니커즈를 신었다. 나은의 밝고 상큼한 이미지에 맞게 스포티한 느낌을 더해줄 수 있는 신발들이 많다.
왼쪽 착장에서 나은은 와이드한 청바지에 진한 색감의 덩크를 매칭하여 레트로한 무드를 풍기는 코디를 연출했다. 또한, 오른쪽의 무대 위 코디에서는 여름이라는 컨셉에 맞게 바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조던 1 타이다이를 신으며 시원한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한정판 스니커즈와 언뜻 거리가 멀어보이는 축구 선수들도 스니커즈 열풍 속에서 각자의 개성을 뽐낼 스니커즈들 신었다.
덩크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나이키 덩크 라인의 콜라보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덩크 제품들의 뚜렷한 약진이 보이는 해인 만큼 유명한 축구 선수들도 덩크 제품을 신은 것을 볼 수 있다.

런던의 유명 축구 클럽 첼시 FC의 레프트백 벤 칠웰은 팔라스 후드에 반바지를 입고 스캇 덩크를 신으며 스트릿한 무드를 뽐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축구 클럽 중 하나인 FC 바르셀로나의 유망한 공격수 오스망 뎀벨레는 흰 티와 블랙 배기 팬츠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나이키 덩크 로우 청키 덩키로 강렬한 포인트를 더했다.
차세대 축구 스타라고 불리는 두 선수, 킬리안 음바페와 르로이 사네도 한정판 스니커즈로 힙한 분위기를 뽐냈다.

왼쪽의 킬리안 음바페는 빨간색 모자, 빨간색 프린팅이 들어간 티셔츠와 함께 조던 1 하이 '85' 바시티 레드를 착용해 색감을 통일하였고, 오른쪽의 르로이 사네는 푸른 색감의 청자켓과 함께 조던 1 로우 디올을 착용하여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한 분위기의 룩을 완성했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이용한 코디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각각의 스니커즈가 가진 느낌을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된다. 첫걸음을 떼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어색해도 몇 번 입어보며 거울 앞에 서보면, 거울 안의 자신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거울 속 자신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때, 거울 속에서 비로소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당신이 그토록 동경했던 패셔니스타의 모습 그 자체를.